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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이야기

유방암 수술 후 1년, 정기검사

by 현소 202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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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말 빨리 흘렀다.

유방암 수술한 지 벌써 1년이 되어서
1년 만의 정기검사 날이 왔다.

수술 후 6개월이 됐을 때는 유방촬영과
MRI만 진행해서 간단하게 검사를 했지만
이번에는 1년이 되었기 때문에
수술 전에 검사했던 것처럼
전신을 전부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진행한 검사는 아래와 같다.

  • 혈액검사
  • 골밀도 검사
  • CT
  • 초음파
  • 유방촬영술(유방 X-ray)
  • MRI
  • 전신 뼈 검사


검사 개수도 많고 전신 뼈 검사의 경우
약을 맞은 다음 2~3시간 있다가
검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침 9시에 병원에 도착했음에도
거의 6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혈액 검사와 골밀도 검사

골밀도 검사는 사실 이번에 진행한 검사들 중에서
제일 가벼운(?) 검사이다.
그만큼 마음이 편한 검사인데,
그냥 기구에 누워서 몇 분 시간만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밀도 검사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지
골밀도는 검사하러 갈 때마다 늘 대기하는 시간 없이
바로 촬영이 가능했다.

그다음은 바로 외래채혈실로 향했다.
금식이 필요한 검사는 혈액과 CT인데
그래서 검사 예약을 안내해 주던 간호사분도
웬만하면 CT 찍기 전에 채혈을 하는 게 좋다고
말씀을 주셨었다.
그래서 골밀도 촬영이 끝나자마자 채혈실로 갔는데
이날은 도대체 무슨 날인지
채혈실 선생님들도 당황할 만큼 사람들이 엄청 밀려있었다.
내가 접수를 할 때 79명 정도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내 뒤로도 사람들이 엄청 많아져서 나중에는 거의
9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9시 50분에 CT촬영이 예약되어 있었고
그 뒤로도 계속 검사가 타이트하게 예약되어 있었기에
채혈실에서 시간이 밀리는 게 너무 걱정됐었다.

그래서 채혈실 접수를 할 때 담당자분께
9시 50분에 예약이 있는데 그때까지 되겠느냐 물어봤고
그분은 가능할 것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 시간이 약 9시 5분에서 10분 사이었는데
나는 결국 50분이 되고 나서야 피를 뽑을 수 있었다…
피를 한 통만 뽑으면 금방 뽑고 CT실로 갈 수 있었는데
수술 전에도 느꼈지만 피에서 검사할 게 뭐가 그리 많은지
4통이나 뽑아서 결국 CT실에는 뛰어갔다…




CT 촬영

서울성모병원은 MRI실과 CT실이 마주 보고 있다.
다행히 후딱 갔기에 접수하자마자 바로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니면 밀릴 뻔…ㅠㅠ)


CT에서 제일 괴로운 건 역시 조영제 주사를 맞는 일이다.
거기다 나는 이 뒤에 MRI 촬영과 핵의학과 검사가 있어서
이 바늘을 아침부터 꽂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했다.

이번 CT 촬영은 저번과 다르게
머리, 가슴, 복부(배)를 전부 촬영했다.
타목시펜 사용설명서를 읽다가 본 부작용 중에
뇌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대목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아마 그 부분에 대한 검사를 위한 촬영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초음파, 유방촬영술(X-ray)


다음 예약은 초음파와 유방촬영술이었다.
CT 다음에 MRI를 바로 촬영할 수 있으면
좀 더 수월했을 것 같은데
예약하던 당시 그게 어려워서
초음파와 유바촬영을 먼저 진행하게 되었다.

초음파는 가슴을 할 줄 알았는데
가슴이 아니라 목 초음파를 진행했다.
아마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위한 검사인 것 같았다.

나는 이미 갑상선에 몇 개의 결절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초음파 촬영을 할 때
시간이 길어지고 초음파 화면을 캡처해도
불안한 마음이 크지는 않았다.
한 가지, 동네 병원에서는 크게 문제 되는 결절은
아니라고 했는데, 나중에 여기서 이 결절이
문제 된다고 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들었었다.

검사 결과를 들을 때 알게 되었는데
임파선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한 검사였다!
(물론 추측이다…)

초음파 검사가 끝난 후에는 바로 유방촬영술을 진행했다.
나는 오른 가슴을 수술했는데, 등근육을 통해 재건술을
진행했기 때문에 유방촬영술을 왼쪽 가슴만 진행하면 되었다.
꽤 불편한 촬영인데 그래도 한쪽 가슴만 촬영한다는 게
조금은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었다.




MRI

검사 중에서 제일 하기 싫은 검사 1,2위를 다투는 MRI
나는 혈관이 약한 편이라 조영제 주사가 빨리 들어가면
엄청 아파하는데, CT도 MRI도 조영제 주사가
너무 빨리 들어가서 촬영 내내 괴롭다.
그나마 CT는 빨리 끝나기라도 하지 MRI는 50분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더 괴로웠다.




전신 뼈 검사

돌고 돌아 드디어 마지막 검사까지 왔다.
핵의학과에서 진행하는 전신 뼈 검사는
먼저 주사를 맞은 뒤 물이나 음료를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봐서 약이 몸에 돌게 해야 한다.
그래야 뼈가 잘 촬영된다고..
그래서 2,3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나는 11시 30분이 좀 넘어서 주사를 맞았고
2시 10분쯤 검사를 했다.



주사를 맞은 후에는 식사를 하고
주차장에 와서 한 시간 정도 잠을 잤다.
사실 잠을 안 자고 최대한 개인적인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정말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자면서도 진짜 피곤했는지 눈물이 줄줄 흘렀다.
(나는 피곤할 때 자면 꼭 눈물이 난다..)



어쨌든 그렇게 뼈 검사까지 끝내고 드디어
수술 후 1년 정기 검사를 끝낼 수 있었다.
검사 결과는 다음 유방외과 진료 때 듣게 되는데
부디 아무 일이 없기를 빌고 있다.

여담으로 역시나 주사 맞은 곳은 엄청난 멍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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