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방암 이야기

유방암 수술 입원 첫날

by 현소 2023. 4. 3.
반응형

드디어 다가 온 D-Day!

저번 포스팅에 유방암 수술 입원 준비물에 대해 글을 썼었다.

나는 코로나가 엄청 심한 시기에 입원을 했고 오른쪽 가슴을 전부 잘라낸 다음에

등 근육을 통해 재건하는 재건술까지 진행을 했기 때문에 입원 기간이 길어서 (실제로 열흘 정도 있었음)

챙겨야 할 짐이 정말 많았다.

 

(입원 준비물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유방암 수술 입원 준비물!

아래 내용은 2022년 봄에 진행한 내용으로 지금과 다른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검사가 끝나고 수술 날짜까지 정확히 나왔다. 이제는 입원을 기다리면서 준비를 하는 것인데

hyunsolog.com

 

이삿짐 같은 준비물을 다 챙기고 기다리면 입원 예정일 아침에 병원에서 입원하러 오시라는 전화가 온다.

내가 알기로 유방암 수술은 수술 전날 무조건 입원을 하는데,

입원 첫날부터 생각보다 할 일이 정말 많았다.

보호자로 같이 들어온 엄마가 '환자를 가만히 두지 않는구나..'라고 말할 정도이니

어느 정도로 병원이 환자를 괴롭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입원 절차부터 복잡..

어쨌든 입원은 점심 이후에 진행하는데, 아쉽게도 입원실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없다.

무조건 빈 곳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 입원을 하고 추후에 원하는 입원실에 공실이 생기면 옮길 수는 있다.

 

입원 절차는 평소보다 조금 까다로웠는데, 아무래도 환자와 보호자 코로나 검사지를 확인해야 해서

더 복잡하고 까다로웠던 것 같다.

병원엔 젊은 분들만 계신 게 아니라 어르신 환자와 어르신 보호자고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코로나에 관련된 것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게 꽤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많은 직원들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나와 보호자였던 엄마의 경우 입원하는 병원인 성모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했기 때문에

따로 검사지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했다.

 

만약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을 때,

입원하는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한다면

병원이 좀 멀더라도 그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기를 추천한다.

입원 절차를 밟을 때 정말 쉽고 편해진다!

 

이렇게 입원 절차를 다 밟고 띠지를 받으면 병실로 올라갈 수 있다.

 

 

유방암 환자는 상반신을 수술하기 때문에 띠지를 손목에 두를 수 없어서 발목에 두른다.

 

문제는 이 띠지에 있는 바코드로 병실을 드나들 수 있다는 점인데,

발에 띠지를 두르면 바코드를 찍는 곳까지 발을 들어 올릴 수 없었다.

그래서 환자에게는 스티커형으로 된 바코드를 하나 더 주었다.

 

덕분에 핸드폰에 붙여서 잘 사용했다:)!

 

 

끊임없는 의료진의 방문

병동으로 올라가서 키와 몸무게를 재고 내 자리에 짐을 풀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기까지 하면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계속 들어온다..

 

수술 동의서, 무통제 사용 동의서(로 기억하는 종이..) 연구 동의서 등등에 사인을 열심히 하면

또 의료진이 와서 피를 뽑아간다. 

정말 나에게 있는 모든 피를 뽑아가는 걸까 싶을 정도로 피는 입원 내내 자주 뽑힌다.

그리고 또 기다리고 있으면 다른 의료진이 와서 혈압을 재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될지 설명을 해준다.

설명이 끝난 의료진이 '쉬세요~' 인사하고 나가면 또 조금 있다가 다른 의료진이 온다.

암 연구에 관련하여 내 암세포를 사용하고 싶은데 동의해 줄 수 있냐는 제안을 하러 오는데,

나는 이렇기에 큰 상관이 없어서 동의를 했지만 은근히 동의를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거는 또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드디어 쉰다!!! 싶으면 간호사가 와서 항생제 알레르기 테스트를 한다.

 

 

살을 얇게 뜨는 느낌으로 바늘을 찔러서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입원하기 전부터 이게 진짜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주사를 놔주는 간호사분도 이거 많이 아파요..;ㅅ;..

라고 하셔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이렇게 항생제 알레르기 테스트 주사를 맞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간호사가 와서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한다.

나는 알레르기 반응이 없어서 수술을 잘 진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득, 알레르기 반응이 나온 분들은 그럼 수술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해졌다. (근데 물어보지 못함 ㅠㅠ)

 

이렇게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고 이제 진짜 쉬나? 싶을 때 이번엔 주치의 교수님이 오신다.

오래 있는 것은 아니고 괜찮냐 내일 수술 잘하겠다 하고 나가는데, 나는 유방 절제술이랑 재건술을 동시에 해서

유방외과 교수도 만나고 성형외과 교수도 만나야 했다.

 

특히 성형외과는 진료실로 내려가서 교수를 만나야 했는데,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어떻게 할지 내 몸에 그림을 미리 그리기 때문이었다.

성형외과 진료실로 내려가서 기다리면 이제 들어오시면 된다고 날 부른다.

그러면 괜찮냐 어쩌냐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가슴과 등에 매직으로 그림을 그린다.

수술 전에 밑그림을 그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 그림을 그린 이후로는 그림이 지워지지 않도록 매우 조심히 다녀야 했다.

그러고 나서는 레지던트 분이 수술 방법에 대해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을 해준다.

 

나는 이 성형외과에서 보내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앞 진료가 길어졌다고 했다.) 하마터면 유방외과 교수를 못 만날 뻔했는데

다행히 유방외과 교수가 퇴근 전에 다시 한번 내 병실로 방문해 주어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수많은 의료진들의 방문(과 내가 방문)이 끝나면 바로 저녁 먹을 시간이 된다.

 

앞으로 엄청 먹을 지겨운 병원 밥..

 

자기 전까지 계속되는 의료진의 방문

 

 

식사를 마치고 조금 시간을 보내면 간호사분이 와서 정맥 주사를 놔준다.

이 주사는 수술할 때 필요로 하는 것인데 나는 오전 첫 수술이기 때문에 미리 놓는다고..;ㅅ;

그리고 유방암 수술은 상체 수술이기 때문에 이 정맥 수술을 다리에 맞는데 이게 거을 때 정말 불편하다.

 

어쨌든 이것까지 맞고 불편하게 다니다 보면 또...(..) 간호사분이 오셔서 수술 전 유의사항과

다음날 오전에 진행될 간단한 검사에 대해 알려준다.

모든 설명을 다 듣고 머리맡에 금식 표딱지가 붙으면 드디어 입원 첫날의 일정이 끝나는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