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검사는?
유외과에서 암 판정을 받고 3차 병원인 대학병원을 오면 두 번의 재검사가 이루어진다.
첫 번째는 수술 전에 진행하는 검사, 두 번째는 수술 후 들어낸 암세포로 진행하는 조직 검사.
첫 번째, 수술 전에 진행하는 검사는 유외과에서 전달안 내 암 조직을 가지고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초음파와 X-ray, MRI 등을 추가로 진행한다.
정밀검사를 통해 치료 방향이 결정돼도 수술 후 조직 검사에 따라 또 치료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암세포를 잘라내고 그걸 검사하는게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결국 난 정밀검사 결과 항암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답을 들었음에도 수술 후 결과가 바뀔 수도 있기에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어야 했다.
보통 수술 전에 나온 검사보다 수술 후에 나온 검사가 더 병기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수술 후 검사 시 다시 항암을 해야할 수도 있는 확률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불안한 마음은 수술 전까지 계속 이것저것 정보를 검색하게 만들었는데,
많은 정보에서 허투음성, 허투양성, 호르몬 양성, 음성 등의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암을 확정 짓는 것에도 정말 많은 고려사항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의학용어 너무 어려워서 그 하나하나에 대해 더 공부하기 시작했다.
HER2(허투)
HER2(허투)는 세포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정상적인 세포에도 근소하게 존재하지만 과하게 발현, 활성화되면 세포의 증식이나 악성화에 관여한다.
즉 허투는 암유전자 중 한 종류인 것이며 유방암 세포에 허투 단백질을 생성한다.
이렇게 유방암 세포에 단백질이 과발현 되면 허투양성, 적게 발현되어 있으면 허투음성으로
허투양성일 경우 표적치료를 진행해야한다.
Ki-67(증식지표)
Ki-67은 단백질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허투도 단백질이고 Ki-67도 단백질이다. 하지만 이 둘은 조금 다르다.
허투(HER2)는 앞서 말한 대로 세포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 단백질이고 Ki-67(증식지표)는 정확하게
세포의 증식 단계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인데, 세포가 자라지 않고 멈춘 단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암처럼 자라나는 세포에서 발견되고 이를 이용해 암을 빨리 발견하거나 치료 예후를 예측하거나 한다.
Ki-67(증식지표) 검사 결과는 %로 나오는데 낮을수록 암이 증식하는 성격(공격성)이 약한 것이고
높을수록 암이 공격적이다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유방암의 경우 이 구분 기준을 14%로 보고 있다고 한다.
호르몬 수용체
여성 호르몬은 2가지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있는데 유방암에 호르몬 수용체가 있다면
암세포가 호르몬을 먹고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일 경우 수술을 통해 유방에 있는 암을 절제하더라도 작은 암세포들이 호르몬을 먹고 커져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항호르몬 치료를 진행한다. 항호르몬 치료는 보통 5년 정도 약을 복용하면서 치료를 한다.
수술 후 검사 결과는 퇴원한 다음, 첫 내원 진료 때 듣게 되었다.(나 같은 경우 퇴원 후 1주일 뒤)
그전에 나는 들은 이야기도 있고 내가 직접 공부를 한 것도 있기 때문에 진료실에 들어가면
담당 의사가 환자분은 허투는 어떻게 호르몬 수용체는 어떻고 이런 자세한 설명을 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진료실에 들어가 보니 의사는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수술 전에 말한 대로 항암은 안 해도 되고-
약 먹으면서 치료할 거예요. 뭐.. 암이 순해서..
아무래도 본인이 보는 환자들 중에서 내 상황이 위중한 상태는 아니어서 이렇게 심드렁하게 알려준 것 같았다.
그래도 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 병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은가?
다들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뭐, 순한 암이라니까 하고 넘어가려다가 이것저것 검색하다 보니 내가 내 병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인터넷 검색했을 때 다른 분들은 담당의가 서류를 보여주며 자세하게 설명 들었다고 하는데
왜 나는 안 해주는가 싶어서 결국 다른 진료날에 내 병에 대해 자세히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이걸 요청하면 매우 귀찮아하거나 대충 알려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교수님은 서면으로 작성해서 줄 수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냐 괜찮으냐고 나에게 역으로 질문을 했다.
나는 병원 가는 날은 무조건 모든 일정을 빼기 때문에 여유로워서 괜찮다고 말했고
교수님은 친절하게 환자 교육 상담 기록지를 작성하여 (중간중간 내 질문에 답도 해주면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유방암 1기, 호르몬 수용체 양성, 허투음성
정확한 내 암의 상태였다.
암세포는 2개가 다발성으로 있었는데 하나는 침윤암이었고 하나는 상피내암이었다.
둘 다 침윤암으로 알고 있었는데 하나는 상피내암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 게 맞을진 모르겠지만..ㅎㅎ)
다행히 수술 때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Ki-67(증식지표)도 큰 변화 없이 적은 %로 나왔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수술 전에는 증식지표(Ki-67)가 한자리 수였는데 수술 후 결과에는 두 자리로 나왔다.
수술 전과 동일하게 한자리 수였으면 좋았겠지만, 두자리 수여도 그 수치가 높은 편은 아니어서 치료 방향성이 바뀌지는 않았다.
이렇게 문서로 내 암의 상태를 전달받으니 궁금한 것들도 사라지고 뭔가 확신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나는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 없이 항호르몬 치료(5년간 약복용)만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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