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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이야기

유방암 8일간의 입원 기록

by 현소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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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후 8일간의 입원 기록

유방암 입원과 관련하여 검색을 하면 2박 3일 정도 입원하고 나왔다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는 처음 수술 관련 내용을 설명들을 때부터 무조건 1주일은 입원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직점 내 수술을 하고 나서야 아, 나는 1주일은 있어야하구나 느꼈는데,

어떤 수술을 하냐에 따라 입원 기간이 달라진다.

나는 우선 가슴을 전부 잘라내는 전절제 수술을 진행했고 이어서 내 등근육을 활용해 가슴을 다시 만드는

재건술까지 했기 때문에 무조건 일주일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회복과정에 따라 일찍 퇴원할 수도 있지만, 내가 경험한 결과 일찍 퇴원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난 아직도 내 수술이 얼마나 큰 수술인지 감이 안 잡히고 있지만,

입원 내내 의료진들이 나를 살펴보는 걸 보면 큰 수술이 맞긴 맏았던 것 같다..

병동에도 나처럼 피주머니를 세개나 찬 사람은 발견할 수 없었고 일주일 정도 입원하다 보니 대부분의 병실 사람들이

퇴원하고 입원하는 과정을 전부 다 볼 수 있었다.

이런 소소한 것들에서 아, 내가 큰 수술을 했구나-하고 지금 내 상황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럼 입원동안 무엇을 할까?

꽤 긴 입원 동안 가만히 누워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몇 가지 기본적인 검사를 꾸준히 하는데 우선 수술 후 초반에는 피를 몇 번 뽑는다.

검사를 위해서 뽑는 거겠지만 보호자로 온 엄마가 또 뽑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초반에는 피를 좀 많이 뽑아가는 편이다.

 

아침, 점심, 저녁으로 혈압을 재러 온다.

이건 퇴원할 때까지 진행되는데 나는 중간중간에 계속 혈압이 낮아서 간호사분들이 더 자주 혈압을 재러 왔다.

혈압이 낮다고 따로 무슨 처방을 해주는 건 아니고 다리를 좀 올리고 누워있어라 이런 식으로 안내를 해주는데,

그러면 혈압이 올라갔다가도 또 내려가고 그래서 정상적인 혈압으로 돌아오는 게 힘들었다.

차라리 어떤 행동을 해서 혈압을 정상으로 돌리면 좋을 텐데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어서 더 힘들었다.

 

 

폐 운동도 열심히

수술 후 모든 사람들이 한다는 이 숨쉬기 운동.

 

이건 전신 마취됐을 동안 거의 멈춰있던 폐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건데, 저 공 3개가 다 올라갈 수 있게 숨을 불어줘야 제일 좋다.

근데 문제가 뭐냐면, 호스에 숨을 불어서 공을 올리는게 아니라 호스를 물고 숨을 들이마셔서 공을 들어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쓰으읍!! 이런 느낌)

그래서 더 힘든데 그래도 수시로 해줘야 폐에 문제가 안 생기고 잘 돌아온다고 해서 힘들어도 심심하면 손에 쥐고 호흡 운동을 했다.

이게 잘 되지 않으면 폐에 괴사가 올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서 너무 무서웠다..

 

 

약을 빨아들이는 수증기 치료(?)

 

이 치료는 기도삽관 때문에 진행하는 것인데 기도삽관을 하고 나면 목에 가래가 많이 껴서 그걸 없애주는 약물 치료라고 했다.

하루에 한 번씩 꾸준히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할 때마다 펴본 적도 없는 물 담배가 생각나는 것이다..

물 담배를 한다면 이런 느낌인가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호흡을 했다.

 

근데 약 냄새 때문에 속이 좀 울렁이기도 하고 목이 칼칼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간호사분이 약을 가져다줄 때마다 별로 하고 싶지는 않은 치료였다..

 

아침마다 진행하는 드레싱

사실 이건 당연한 부분이지만 몸이 아픈데 수술 부위를 계속 소독하고 건드려야 하다 보니 제일 힘든 부분이었다.

 

특히 드레싱을 하면서 수술 부위의 사진을 매일 찍는데 그것도 좀 뭔가 기분이 오묘하다..

내가 그냥 덩어리(?)가 된 느낌..

이 사진 찍는 건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계속 진행되는데 아무래도 가슴을 수술 한 것이기 때문에 옷을 다 벗고

사진을 찍으니까 그 분위기가 애매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 하필 드레싱을 와주시는 쌤이 남자분이셔서 그분이 내 사진을 찍고 사진 찍는 모습을 간호사분과 엄마가 다 쳐다보는데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이상한 기분이었다.

 

 

운동도 열심히

수술을 하고 나면 그날 저녁부터 걷기 운동을 하라고 안내를 받는데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꼭 해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수술을 하고 나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수술 부위들이 유착이 될 수 있어서 그 점을 방지하고자 열심히 걸어 다녀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걷기 운동을 하면 정말 고통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수술한 부위는 돌이 된 듯 무겁고 단단한 느낌인데 이게 걷기 운동을 시작하면 겨드랑이가 뜯겨나가는 것 같은 아픔과

저릿저릿한 느낌도 함께 온다. 마치 중력에 내 몸이 한없이 눌리는 느낌이라 이걸 참으면서 걷기가 쉽지 않다.

최대한 저릿한 느낌만 없도록 손에서부터 팔꿈치까지 살살 움직이면서 걸으면 그나마 괜찮았는데,

어쨌는 수술 부위의 팔을 막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팔을 움직이는 것은 의사 선생님 회진 때 안내를 받고 움직여도 되는 부분만 움직였다.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있으면 심적으로 힘들어지는데, 나는 나아지기 위해서 수술을 했지만 계속 병동에 있다 보니

안 나아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거기가 코로나 때문에 내가 다닐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었다.

원래 병원에 입원하면 병원 밖도 좀 걸어 다니고 중정도 나가고 그래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병동에만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하에 있는 편의점 정도 갈 수 있는데 사실 그것도 엄청 눈치 보이고 지하에 계시는 직원 분들이 환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엄청 주시한다. (외부인과 접촉을 할까 봐 그러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움직이는 것도 싫어지고 자꾸 우울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럴수록 창밖도 보고 움직여보기도 하면서 기분을 긍정적으로 올려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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